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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기는 게으름이 아니에요. 마음이 도망친 거예요

미루기는 게으름이 아니에요. 마음이 도망친 거예요

숙제를 앞에 두고 갑자기 책상 정리가 하고 싶어진 적 있나요? 게임 한 판만 더, 영상 하나만 더. 그러다 밤이 되고,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이걸 미루기라고 불러요.

많은 사람이 미루기를 "게을러서 그래"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사실은 달라요. 미루기는 마음이 무서운 일에서 도망치는 것이에요. 몸이 게으른 게 아니라, 마음이 겁을 먹은 거예요.

왜 자꾸 미룰까요?

어른들도 매일 미뤄요. 개발자는 어려운 코드를 미루고, 그림 그리는 사람은 무서운 그림을 미뤄요. 왜 그럴까요?

그 일이 기분 나쁜 느낌을 주기 때문이에요. 어려울 것 같고, 못할 것 같고, 혼날 것 같아요. 그 답답한 느낌이 싫어서 우리 마음은 얼른 다른 곳으로 도망쳐요.

도망친 순간엔 마음이 편해져요. 그래서 자꾸 도망쳐요. 하지만 일은 그대로 남아 있어요.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더 무거워져요.

미루기는 게으름이 아니에요. 마음이 도망친 거예요 도식

야크 털 깎기 이야기

재미있는 이름의 미루기가 있어요. 바로 "야크 털 깎기"예요.

이야기는 이래요. 진짜 하고 싶은 일은 편지 쓰기예요. 그런데 펜이 없어요. 펜을 사러 가려는데 자전거 바퀴에 바람이 빠졌어요. 바람 넣는 기계는 이웃이 빌려 갔어요. 이웃에게 주려고 야크 털로 방석을 만들어야 해요. 그래서 결국 야크 털을 깎고 있어요.

야크 털을 깎고 있는 그림 속 인물
Illustration by David Revoy of the metaphor yak shaving . The character Pepper is depicted literally shaving a yak. · 출처: 미루기 — 게으름이 아니라 감정 회피다

편지는 한 글자도 못 썼는데, 하루 종일 바빴어요! 이상하죠? 우리도 이래요. 숙제를 하려다가 연필을 깎고, 책상을 닦고, 물을 마시러 가요. 바쁘긴 한데 정작 중요한 일은 안 해요.

이건 몸이 바쁜 게 아니에요. 마음이 진짜 일을 피하려고 다른 일을 찾는 것이에요.

"이따 하지 뭐" 아저씨

옛날 헝가리에 한 판사님이 있었어요. 이 사람은 무슨 일이든 "이따 하지 뭐"라고 말했대요. 그래서 사람들은 미루는 사람을 이 아저씨에 빗대어 불렀어요.

미루기의 상징이 된 헝가리 판사의 초상화
Portrait of Pató Péter Pál (7 June 1795 – 28 April 1855), a Hungarian judge from Muzsla, who inspired the personification · 출처: 미루기 — 게으름이 아니라 감정 회피다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미루기 때문에 힘들어했다는 뜻이에요. 그러니까 미루는 나만 이상한 게 아니에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래요.

미루면 마음도 아파요

미루기가 계속되면 마음이 무거워져요. "나는 왜 이럴까" 하고 자기를 미워하게 돼요. 죄책감도 생기고, 자신감도 줄어들어요.

재미있는 건, 완벽하게 잘하고 싶은 사람일수록 더 미룬다는 거예요. "엉망으로 할 바엔 시작을 안 할래" 하는 마음 때문이에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오히려 발목을 잡아요.

그럼 어떻게 할까요?

미루기의 진짜 이유가 "무서운 느낌"이라면, 답도 거기에 있어요. 그 느낌을 작게 만들면 돼요.

1. 아주 작게 쪼개기. "숙제 다 하기"는 무서워요. 대신 "책 펴기"만 해요. 그다음 "한 줄 읽기"만 해요. 작으면 마음이 안 도망쳐요.

2. 딱 2분만 하기. "2분만 하고 그만둘래" 하고 시작해요. 이상하게도 2분이 지나면 계속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시작이 제일 어렵거든요.

3. 나에게 다정하게 말하기. "이 바보야" 대신 "무서웠구나, 괜찮아, 한 칸만 가보자"라고 말해요. 자기를 미워하면 더 도망치고 싶어져요.

미루기는 게으름이 아니에요. 마음이 도망친 거예요 도식

가끔은 미루기가 도움이 돼요

놀랍게도 미루기가 나쁘기만 한 건 아니에요. 화가 많이 났을 때 "일단 하루 참자" 하고 미루면, 나중에 후회할 말을 안 하게 돼요.

새로운 소식을 기다려야 할 때도 그래요. 급하게 결정하지 않고 조금 기다리는 게 더 나을 때가 있어요. 그러니까 모든 미루기가 나쁜 건 아니에요. 중요한 건 "무서워서 도망치는 미루기"를 알아차리는 거예요.

기억해요

미루는 나는 게으른 게 아니에요. 겁이 났을 뿐이에요. 겁이 났다는 걸 알면, 겁을 작게 만들 수 있어요.

큰 산을 한 번에 오르려 하지 말아요. 한 걸음, 딱 한 걸음만 떼어봐요. 그 한 걸음이 마음의 도망을 멈추게 해요. 오늘, 제일 작은 한 칸부터 시작해봐요.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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