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링: 디지털 스컬프팅 — 점토처럼 깎아내는 모델링

디지털 스컬프팅 — 컴퓨터 속에서 하는 찰흙 놀이
찰흙 놀이를 해 본 적 있나요?
찰흙을 손으로 꾹 누르면 움푹 들어가요. 잡아당기면 쭉 늘어나고요. 손바닥으로 문지르면 매끈해져요.
디지털 스컬프팅은 이걸 컴퓨터 안에서 하는 거예요. 화면 속에 가상의 찰흙 덩어리가 있고, 마우스나 펜으로 그 덩어리를 누르고, 당기고, 문지르고, 꼬집어서 모양을 만들어요. 진짜 찰흙처럼요. 손만 안 더러워질 뿐이에요.
'스컬프팅(sculpting)'은 영어로 '조각하기'라는 뜻이에요. 그래서 디지털 스컬프팅을 '3D 조소' 또는 '스컬프트 모델링'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손 대신 브러시로 만져요
진짜 찰흙은 손가락으로 만지죠. 컴퓨터 속 찰흙은 '브러시'라는 도구로 만져요.
브러시 종류는 정말 많은데, 기본은 딱 네 가지만 알면 돼요.
- 밀기 — 찰흙을 손가락으로 꾹 누르는 것처럼, 표면을 안쪽으로 밀어 넣어요.
- 당기기 — 찰흙을 잡아 늘리는 것처럼, 표면을 바깥으로 끌어당겨요. 코나 뿔을 만들 때 써요.
- 문지르기 — 울퉁불퉁한 곳을 손바닥으로 쓱쓱 문질러 매끈하게 해요.
- 꼬집기 — 두 손가락으로 찰흙을 집는 것처럼, 표면을 모아서 날카로운 주름이나 선을 만들어요.
이 네 가지를 번갈아 쓰면서 둥근 공 하나를 얼굴로, 괴물로, 공룡으로 바꿔 가는 거예요.
보통 3D 모델링과는 뭐가 다를까?
컴퓨터로 3D 모양을 만드는 방법은 원래 따로 있었어요. 점을 하나 찍고, 점과 점을 선으로 잇고, 선으로 면을 만드는 방식이에요. 마치 종이접기 도면을 그리듯 하나하나 계산하며 만들어요. 이걸 '폴리곤 모델링'이라고 해요.
이 방식은 상자나 자동차처럼 반듯한 물건을 만들 때는 좋아요. 하지만 사람 얼굴의 주름, 괴물의 우둘투둘한 피부 같은 건 점을 일일이 옮겨서 만들기가 너무 힘들어요.
그래서 나온 게 디지털 스컬프팅이에요. 점을 하나씩 옮기는 대신, 그냥 찰흙 만지듯 쓱쓱 문지르면 컴퓨터가 알아서 수만 개의 점을 한꺼번에 움직여 줘요. 우리는 모양에만 집중하면 돼요.
직접 써 보면 어떤 느낌일까?
쓸 때 좋은 점은 이거예요. 머릿속 상상이 손을 따라 바로 나와요. "여기 좀 더 볼록했으면" 하고 펜을 문지르면 진짜 볼록해져요. 점과 선을 계산할 필요가 없으니, 그림 그리던 사람도 금방 익숙해져요. 그리고 진짜 찰흙과 달리 '되돌리기' 버튼이 있어요. 망쳐도 한 번 누르면 방금 전으로 돌아가요. 찰흙이 마르거나 부러질 걱정도 없고요.
쓸 때 힘든 점도 있어요. 세밀하게 만들수록 컴퓨터가 기억해야 할 점이 어마어마하게 많아져요. 수백만 개가 넘어가면 화면이 뚝뚝 끊기기 시작해요. 브러시를 문질렀는데 반 박자 늦게 움직이면 정말 답답해요. 그래서 좋은 컴퓨터가 필요해요. 또 마우스로는 힘 조절이 어려워서, 누르는 세기를 느끼는 펜 태블릿이 거의 필수예요. 그리고 스컬프팅으로 만든 모형은 그대로 게임에 넣기엔 너무 무거워서, 가볍게 다시 정리하는 작업(리토폴로지)을 따로 해야 하는데 이게 꽤 지루해요.
어떤 프로그램으로 할까?
가장 유명한 프로그램은 '지브러시(ZBrush)'예요. 영화와 게임 회사에서 많이 써요. 무료로 시작하고 싶다면 '블렌더(Blender)'라는 프로그램에도 스컬프팅 기능이 들어 있어요.
위 그림처럼, 처음엔 대충 덩어리만 잡고 점점 세밀하게 다듬어 가요. 큰 모양 먼저, 작은 주름은 나중에. 이게 스컬프팅의 기본 순서예요.
영화 속 괴물은 이렇게 태어나요
영화나 게임에 나오는 괴물, 외계인, 공룡은 거의 다 디지털 스컬프팅으로 만들어요. 피부의 주름 하나, 비늘 하나까지 브러시로 조각한 거예요.

이 외계 생명체들을 보세요. 진짜 사진 같죠? 스컬프팅으로 모양을 만들고, 색을 입히고, 빛을 계산하면 이렇게 진짜 같은 그림이 나와요.
화면 밖으로 꺼낼 수도 있어요
컴퓨터 속 조각을 진짜 물건으로 만들 수도 있어요. 3D 프린터에 보내면, 프린터가 그 모양 그대로 출력해 줘요. 화면 속 찰흙이 손에 잡히는 진짜 조각품이 되는 거예요. 피규어나 장난감, 예술 작품이 이렇게 만들어지기도 해요.

정리하면
디지털 스컬프팅은 컴퓨터 속 찰흙을 브러시로 밀고, 당기고, 문지르고, 꼬집어서 모양을 만드는 기술이에요.
점과 선을 계산하는 대신 손의 감각으로 만들기 때문에, 괴물이나 사람처럼 울퉁불퉁하고 자연스러운 모양을 만들 때 최고예요.
찰흙 놀이를 좋아했다면, 여러분도 잘할 수 있어요. 시작은 언제나 똑같으니까요. 둥근 공 하나에서부터!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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